통제를 잃은 중국 e스포츠¶
저자 BBKinG(류양, 刘洋)이 《ONE MORE WAY: 중국 e스포츠의 이면사》를 낸 뒤 발표한 e스포츠 사료 단편 가운데 한 편. 중국어 원문에서 번역: 失控的中国电子竞技
저자의 즈후(知乎) 칼럼에 2015년 11월 8일 처음 게재: https://zhuanlan.zhihu.com/p/20326974
이 번역은 2026년 8월 4일 중국어 원문과 대조해 검토했습니다. 오역, 잘못된 표기, 사실 오류를 발견하시면 이슈를 열어 주시거나 풀 리퀘스트를 보내 주세요.
글. BBKinG
스타크래프트 올드보이즈를 취재하느라 어느 대회장에 이틀 머물렀는데, 아는 팀 단장과 매니저 몇이 나를 붙들고 판 안의 일을 하소연했다. 다들 e스포츠를 오래 해 온 사람들이고, 지금의 e스포츠에 문제가 좀 생겼다고 느끼고 있었다. 몹시 다급해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가장 많이 나온 하소연은 이것이었다. 선수가 통제를 벗어났다.
예전에는 프로로 e스포츠를 해도 다들 수입이 거의 없었다. 급여는 높지 않았고 상금이 큰 몫이었으니, 죽어라 연습했고 성적을 내야만 살림이 폈다.
지금은 다르다. 계약금이 폭등했고 선수 몸값이 폭등했고 광고비가 폭등했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아이템 수익 배분이 있고, 타오바오(淘宝) 가게를 하나 열어도 두둑이 번다. 그러고 나서 몇만 위안짜리 대회 상금을 돌아보면, 그것도 여러 사람과 나눠야 하니 이제는 끌리는 구석이 거의 없다.
이를테면 이번에 여러 프로 팀이 경기장에서 그대로 기권하거나 시늉만 내며 경기했다. 따지고 보면 단체 종목 우승 상금이 8만 위안뿐인데 출전은 강제였으니, 모두가 언짢아졌다.
또 이를테면 어느 팀의 한국 용병은 계약금이 1년에 1,000만 위안이 넘는다. 평균을 내면 월급이 80만 위안이 넘는데, 올해 LPL 스프링 시즌의 우승 상금은 80만 위안이다. 다시 말해 중국 전역의 프로 선수가 죽을힘을 다해 시즌 우승을 해도 한국 용병 한 사람의 한 달 급여만 못하다.
그리고 선수 수입이 통제를 벗어나면서 이어진 연쇄 반응이 바로 선수가 통제를 벗어난 것이다.
스타의 후광, 쉽게 들어오는 돈, 부풀어 오른 자신감. 날마다 흥청거리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호화로운 생활이 시작되었다. 노래방 왕들은 날마다 술자리가 있고, 고급 차가 한 대씩 늘어나며, 술과 도박과 성매매에도 다 물들었다.
마음이 한번 들뜨면 다시 붙잡을 수 없다.
클럽을 운영하는 쪽도 골치가 아프다. 예전에는 선수가 신인일 때 관리하기 쉬웠고 클럽이 우위에 있었다. 이름을 얻은 선수는 상전이라 달래고 떠받들어야 하며, 그가 떠나거나 은퇴할까 봐 마음을 졸인다.
사람 다루기도 어렵고 판을 굴리기도 어렵다.
그에 비해 한국 e스포츠는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질서가 잡혀 있다.
이유를 깊이 따져 보면 KeSPA(한국e스포츠협회)가 정말로 힘이 세다.
듣기로는 한국 선수의 스트리밍 계약은 모두 KeSPA가 선수를 대신해 플랫폼과 일괄로 맺는다고 한다. 클럽이 맺는 것도 아니고 개인이 맺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모든 수입은 KeSPA가 클럽에 나눠 주고, 클럽이 다시 선수에게 나눠 준다.
이렇게 하면 각 층위의 수입 비율이 효과적으로 균형을 이루지만, 동시에 선수의 급여 폭도 곧바로 좁아진다.
한국 선수 dade는 Faker 같은 최정상급 인물도 지난해 월급이 5만 위안에 지나지 않았고 그 밖의 수입도 별로 없었다고 말한다. 연습생은 급여가 아예 없다.
그래서 중국의 큰손이 한국에 가서 선수를 빼내면 그쪽 최정상 팀도 순식간에 흩어져 버린다.
그러나 중국 e스포츠는 사람만 빼 왔을 뿐, 겉모습만 배웠고 근본은 배우지 못했다.
한국은 1999년 처음부터 KeSPA를 통해 틀과 전략을 짜 두었다. 선수의 수입을 일정한 범위 안에 묶었고, 방송국을 핵심에 두고 대단히 혹독한 대회 체계를 세워, 선수가 경기를 잘 치르는 것 말고는 더 많은 보상을 얻을 길이 없게 만들었다.
지금 우리 쪽은 해설자가 한 세계, 선수가 한 세계, 클럽이 한 세계다. 본래 한 몸이어야 할 세 세계가 완전히 서로 다른 세 차원에 있다. 프로로 뛰는 것이 길에서 전병을 파는 것만 못하고, 클럽을 운영하는 쪽은 돈을 쏟아붓는 부잣집 자제를 당해 내지 못하며, 스트리밍 플랫폼의 새로운 거품 전쟁은 갈수록 거세진다.
업계 전체에 규칙이 없다. 생태계를 하나 겨우 세워 놓으면 곧바로 규칙을 깨는 쪽이 나타난다. e스포츠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중국 전체가 이런 분위기다.
연맹은 관리하고 싶어 하지만 처음부터 구조를 제대로 짜지 못했다. 어렵사리 클럽을 붙잡아 놓으니 이번에는 스트리밍 플랫폼이 밀고 들어왔고, 그것도 다 큰 자본이다. 이제는 관리하려 해도 붙잡을 수가 없다.
《도타 2》는 오히려 지금 형편이 나은 편이다. 이 종목은 선수 빼내기 전쟁의 단계가 이미 지났고 거품도 거의 빠져서, 가라앉아 남은 것은 다 진짜다. TI의 높은 상금은 팀마다 해마다 노리는 목표가 되었다. 그래도 통제를 벗어나는 일은 여전히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지금 《하스스톤》 종목이 아주 잘 자라고 있다는 점이다. 이 선수들은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단계라, 타오바오 가게나 개인 방송 같은 것을 해도 돌아오는 것이 많지 않다. 그래서 대회에서 성적을 내는 길로만 앞에 나설 수 있고, 오히려 대단히 부지런해졌다.
반면 《리그 오브 레전드》 쪽 거품은 갈수록 커진다. 전자상거래 업체와 스트리밍 플랫폼이 끊임없이 돈을 들이부어, 이제는 신인 한 명의 계약금도 100만 위안부터 시작한다. 클럽은 좋은 선수를 얻으려고 스트리밍 플랫폼과 손잡을 수밖에 없다. 플랫폼이 돈을 내서 선수를 빼내고, 그 대가로 그 선수는 다달이 플랫폼에서 방송을 해야 한다. 연습 시간을 크게 쏟아야 하고 자기 전술과 플레이까지 드러내게 되니, 악순환에 들어간다.
S5에서 중국이 우승한다면 이 업계가 어디까지 부풀어 오를지 나는 정말 상상할 수 없다.
중국 e스포츠는 본래도 뒤틀린 편이었는데 지금은 더 위험해졌다.
집을 짓는 것과 같다. 처음에 제대로 설계하지도 않고 손부터 대서 여기 한 덩이 저기 한 덩이 올렸다. 이제 와 보니 어떤 자리는 볕이 잘 들고 어떤 자리는 비가 줄줄 샌다. 크게 헐고 다시 짓지 않으면 본질적인 문제를 풀기 어려울 것이다.
근본 문제는 이렇다고 본다. 중국 e스포츠는 2004년 텔레비전 통로가 막힌 뒤 완전히 다른 길, 곧 인터넷이라는 새 길을 갔다. 그 탓에 출발이 너무 늦었고 탐색은 더 어려워졌으며 시야도 멀리 보지 못했다. 그래서 틀이 처음부터 제대로 세워지지 않았고, 지금은 이익이 빠져나가는 지점이 곳곳에 있고 구멍도 곳곳에 있다. 관리하려 해도 되지 않고 거두려 해도 거둘 수가 없다.
쉽게 말해 나는 개인적으로 이것이 중국 e스포츠 역사의 전략적 실책이며, 중국 e스포츠와 한국 e스포츠의 본질적인 격차라고 본다.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한국보다 출발이 훨씬 늦었고 e스포츠 산업화를 어떻게 만들지 더듬기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도 교훈을 얻어 늦게라도 바로잡을 수는 있다고 본다. 중앙의 관리를 강화하고, 이익이 빠져나가는 지점을 거두어들여 대회에 넣고, 높은 상금을 걸고, e스포츠 각 층위의 수입 비율을 균형 있게 맞추고, 오래 이어 갈 수 있는 생태계를 세워, 경기를 다시 e스포츠의 핵심 자리로 돌려놓는 것이다.
이것이 하나의 길일 수도 있고, 우리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이것을 계획 경제 같은 것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지방의 수입이 중앙보다 높은 채로 오래 두면 지역 간 빈부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져 나라가 갈라지고 무너지기 쉬웠다. 그래서 국가가 중앙 집권을 강화하고 각 지역의 발전을 한데 묶어 지원했다. 사실 그와 같은 이야기다.
다만 이것은 대단히 큰 결단이 필요하고 욕도 많이 먹을 일이다. 너무 많은 사람의 몫을 건드리게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새로 생기는 e스포츠 종목에 적용하는 편이 실현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을 것이다.
물론 이것도 내 생각일 뿐이고 논의해 보자고 꺼내 놓는 것이다. 내가 한 말이 옳은지도 확신하지 못한다. 우리는 또 한 번 탐색의 가장자리에 이른 것인지도 모른다. 한국의 모델을 흉내 내고 그대로 베끼는 것은 분명히 맞지 않으니, 우리는 스스로 땅을 일구고 시행착오를 겪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