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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오기 전의 새벽, 방송되지 못한 WCG 2003 다큐멘터리

저자 BBKinG(류양, 刘洋)이 《ONE MORE WAY: 중국 e스포츠의 이면사》를 낸 뒤 발표한 e스포츠 사료 단편 가운데 한 편. 중국어 원문에서 번역: 黑暗前的黎明 WCG2003未播出的纪录片

저자의 즈후(知乎) 칼럼에 2018년 5월 4일 처음 게재: https://zhuanlan.zhihu.com/p/36406132

이 번역은 2026년 8월 4일 중국어 원문과 대조해 검토했습니다. 오역, 잘못된 표기, 사실 오류를 발견하시면 이슈를 열어 주시거나 풀 리퀘스트를 보내 주세요.

글. BBKinG

이것은 중국 중앙텔레비전 스포츠 채널인 CCTV5의 《e스포츠 세계(电子竞技世界)》가 찍은 2003년 WCG(월드 사이버 게임즈) 세계 결승 다큐멘터리다. 당시 연출을 맡았던 사람의 말로는, 이 영상은 절반만 방송되었고 나머지 절반은 아직 나가지도 못한 채 프로그램 자체가 중단되었다. 뒷날 어느 잡지의 부록 DVD에 실려 나왔는데, 그 DVD를 소중히 간직해 온 e스포츠 팬 한 사람이 나에게 영상을 보내 주었다. 나는 DVD 자체는 사양했다. 그것은 그의 소장품이니 내가 받을 수는 없었다.

https://www.zhihu.com/video/975699601358028800

영상에는 이름만 들어도 아는 중국 e스포츠 옛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이 사람들은 15년 전에는 다들 스무 살 안팎이었고, 지금은 서른다섯 살의 중년이 되었다. 다들 위챗 모멘츠(朋友圈)에 남긴 말이 꽤 쓸쓸했다. 이를테면, 그때 나는 참 말랐구나, 같은 것들이다.

배경 이야기를 조금 해 보겠다.

2003년은 중국 e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밝았던 해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세계 e스포츠의 종목과 대회와 운영 모델이 온갖 방식으로 중국에 영향을 주고 중국을 가르친 끝에, 중국 e스포츠가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대회 쪽을 보면, WCG 중국 지역은 이미 국내에 여덟 개가 넘는 지역 예선을 깔아 놓고 있었다. 북으로는 둥베이 3성(东三省), 서로는 청두와 충칭, 그리고 동부 연해와 광둥, 광시까지 전국에 뻗어 있었다. 총결승은 베이징 올림픽 스포츠 센터(奥体中心)의 배드민턴 경기장에서 열렸다. ESWC와 CPL도 아직 돈이 넉넉하고 후원사들이 앞다퉈 붙던 때라, 둘 다 국내 선발전을 두고 있었다.

후원사 쪽을 보면, 아수스와 델과 레노버 같은 당시 컴퓨터 하드웨어 업체들이 전국 규모의 크고 작은 대회에 미친 듯이 돈을 쏟아부었다. 그러다 보니 상금만 노리고 순회 대회를 따라 전국을 도는 프로 팀까지 나왔다. 그때는 팀마다 참가 횟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서, WCG 지역 예선조차 여러 곳을 거듭 뛸 수 있었다.

전파 통로 쪽을 보면, 2003년 4월 4일 CCTV5가 《e스포츠 세계》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다만 이것이 당시 e스포츠와 게임을 다루던 유일한 프로그램은 아니었다는 점은 짚어 두어야 한다. 그때 주요 위성 채널들은 이미 저마다 자기 게임 프로그램을 몇 해째 내보내고 있었다.

e스포츠 클럽도 프로화의 길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WE의 전신인 YollinY(友菱电通)는 이미 완전한 프로 팀이었고, Suho 같은 이름난 선수를 데리고 있었다.

연말은 더 큰 정점이었다. e스포츠가 정식 체육 종목으로 지정된 것도 2003년이다.

민간에는 저변이 있었고, 전파에는 주류 채널이 있었으며, 정부는 청신호를 켰고, 기업은 돈을 낼 뜻이 있었다.

중국 e스포츠 역사에서 2003년과 견줄 만한 해가 또 있는지, 나는 떠올릴 수 없다.

엔딩 자막에 "200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자"라는 문구가 떴을 때, 나는 몹시 마음이 아팠다.

그때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9·11 사건 이후 미국이 비자 심사를 강화하면서, 2004년 WCG 중국 대표단은 거의 전원이 비자를 거부당했다. 통과한 선수는 둘뿐이었고, 한 명은 피파, 한 명은 스타크래프트였다.

2004년 4월, 광전총국(SARFT)이 통지를 내려보내면서 모든 위성 채널과 무료 지상파 채널의 게임 프로그램이 전부 방송을 멈췄고, 후원사들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2003년은 지나갔다. 그해 나는 열아홉이었고, 나는 그 시절이 몹시 그립다.

그 DVD에는 2003년의 다른 영상도 많이 들어 있다. 차례로 공개할 생각이니, 내 위챗 공식 계정을 찾아봐도 좋다.

BK 단편 다큐멘터리(BK短纪录片)